아현의 아름다운 "콤핑"
1. 본인만의 필살기 서체가 있나요?
사실 필살기 서체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, 주로 Diphylleia의 세리프체를 자주 쓰긴 하는 것 같아요. 무슨 말을 써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게 해주는 글자체인 것 같아서 한 번 씩은 적용을 해보고 있어요. 고딕체를 사용해야 할 때는 Noto Sans나 부크크 고딕을 적용해보구요. 그리고 타이포그라피 수업을 들으면서 자주 사용했던 pretendard는 일본어나 중국어 한자를 쓸 때 모든 글자가 잘 적용이 되서 외래어가 많이 들어간 텍스트를 써야할 때 자주 썼구요. 아직 어느 글자체가 너무 아름답다고 주장하기엔 이른 실력인 것 같아요.
2. A4 한 장을 꽉 채운다고 가정했을 때, 어떤 크기의 폰트를 사용하고 싶으신가요?
A4 한 장을 꽉 채울 땐 위에서 말 했듯, Diphylleia의 세리프체를 자주 쓰고 있어요. 무슨 글자를 써도 제가 쓴 글들이 되게 소중해보이는, 가치있어 보이는 효과가 나는 것 같아서요.
3. 평소에 글을 읽을 때, 글 속의 행간을 의식하며 읽는 편인가요?
조판, 콤핑을 배운 이후로 행간을 엄청 인식하게 되었는데요. 사실 모를 때가 나았던 것 같기도 해요. 괜히 "아 이 행간은 다 디자이너가 생각이 있어서 이렇게 했겠지?" 하면서 디자이너의 역할을 한 번 씩은 곱씹게 되더라구요. 책을 대하는 관점이 하나 더 늘어버린 것 같아서 피곤하면서도, 책을 한 권 한 권 접할수록 조판의 예시를, 디자인 작품을 하나 더 참고하고 배워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기도 해요.
4. 숏폼처럼 짧게 끊어지는 글줄 vs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길이의 글줄
어느 쪽도 다 이유가 있는 디자인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이지만, 아무래도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글이 좋은 것 같아요. 그만큼 디자이너의 비중이 큰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인 것 같구요. 어느 글은 작고 어느 글은 진하게 강조되어 있는 걸 디자이너의 의도로 해석하면서 글을 읽었을 때, 제가 배우는 것들이 더 많게 느껴지더라구요.
5. 단락을 나눌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?
물론 이야기의 흐름이 바뀌는 지점에서 나누고 있지만, 그럴 때 있잖아요. 아직 단락을 나눌 때가 아닌데 다음 페이지로 글이 넘어갈 때. 그럴 때는 참 곤란하더라구요. 아직 글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면 과연 독자가 혹은 사용자가 이 글을 편하게 읽을 수 있을까? 싶은 걱정이 먼저 앞서서 괜히 한 번 씩 행간을 조정해서 글을 앞당겨 본다던가 콤핑을 수정하게 되더라구요. 근데 엄청나게 긴 글을 만약에 모두 그렇게 수정해야할 때, 사실 모든 글의 흐름을 지켜가면서 단락을 나누기란 불가능하잖아요. 그래서 요즘은 차라리 애초에 단락 나누기를 아주 명확히 티를 내서 글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역으로 강조하는 것 같아요. 예를 들면 단락의 거리를 아주 길게 주고 다음 장으로 이어지는 글들이 하나의 단락 내에 포함되어 있다는 걸 독자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말이죠.